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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도 임금의 일부라면…소득 불평등은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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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외에 유연한 근무조건이나 적절한 업무강도, 발전가능성 등 근무여건이 좋은 직장에서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층이 상대적으로 많이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여건을 돈으로 환산해 임금에 반영할 경우 소득 불평등은 더 심해지지만 성별 임금 격차는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23일 한국은행의 ‘근무여건(Job amenity) 선호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취업 시 주요 고려사항으로 임금보다 근무여건을 꼽는 비중이 더 높았다.
한은은 직업군별 특성을 유연근무, 재택근무, 육체적 강도, 업무 강도·자율성·독립성, 발전가능성, 직업보람 등 8개 항목으로 분석해 ‘근무여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높은 직업일수록 유연한 근무제도를 활용하고 신체활동이 적다.
근무여건이 좋은 직업군은 법률·감사 사무 종사자, 상품 기획·홍보·조사 전문가, 법률 전문가, 디자이너, 기타 교육 전문가, 작가 및 언론 전문가, 대학 교수·강사, 의회 의원과 고위공무원 등이었다. 건설·광업 단순 종사자, 물품 이동 장비 조작원, 건설·채굴 기계 운전원 등은 근무여건 하위 직업군에 속했다.
이 분류는 임금 수준과 정비례하진 않았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조업과 건설업은 재택근무 등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근무여건 지수가 평균보다 낮다.
여성과 저연령, 고학력 노동자들이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많이 종사했다. 여성은 임금이 낮고 근무여건 지수가 높은 일자리에, 고학력 노동자는 임금과 근무여건 지수가 모두 높은 일자리에 많이 분포했다. 한은은 여성의 경우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유연한 근무 형태가 가능한 일자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근무여건을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소득 불평등은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패널의 시간당 임금(2022년)에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근무여건 지수를 반영하면 소득 5분위 배율(하위 20% 소득 대비 상위 20% 소득)이 4.0에서 4.2로 더 커졌다. 고소득·고학력 노동자들이 근무여건도 양호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별 격차는 줄었다. 근무여건 지수를 반영하면 남성의 시간당 임금은 38.8% 증가하고 여성은 44.8% 상승했다. 한은은 여성들이 근무여건이 좋은 일자리에 더 많이 종사하고, 근무여건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론도 있다. 임금이 높지만 근무여건이 열악한 일자리에선 여성을 선호하지 않거나, 여성이 돌봄노동 등의 이유로 재택·유연 근무 일자리로 내몰리는 구조적 이유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오삼일 고용분석팀장은 여성들이 100% 원해서 근무여건이 좋은 일자리로 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연구는 노동의 공급 측면에서 분석한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임금보다 근무여건을 더 중시하는 사회적 흐름에 발맞추고 여성·고령층의 경제 활동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근무여건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수민 고용분석팀 과장은 근무여건이 좋지 않은 일자리의 인력 부족은 심화할 것이라며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인하기 위해선 정책 지원을 통해 유연한 근무여건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결과 3년 전에 비해 ‘성역할 고정관념’이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세대와 성별에서 ‘경제적 부양·의사결정은 남성, 가사 및 돌봄은 여성’이라는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여성의 경력단절 및 독박 육아 경험이 늘고, 윤석열 정부에서 성평등이 지워지고 여성 혐오가 확산한 점 등이 성역할에 대한 인식 후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23일 기자가 확보한 여가부의 2020년과 2023년 가족실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를 보면 ‘가족 내 남성과 여성의 역할 인식’을 묻는 동일 문항으로 4개에 대해, 2023년 동의율이 2020년보다 모두 상승했다.
‘가사는 주로 여성이 해야한다’는 질문에 대한 동의율은 지난해 26.4%로 2020년 12.7%에 비해 2배 넘게 늘었다. ‘가족의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는 질문에도 2020년 동의율은 22.4%였는데, 지난해에는 33.6%로 1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지난해 ‘가족의 의사결정은 주로 남성이 해야한다’, ‘가족 돌봄(자녀·부모 등)은 주로 여성이 해야 한다’는 질문에도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이 2020년과 비교해 지난해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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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연령대와 남녀 모두에서 성역할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비율이 3년 전에 비해 상승했다. 성별에선 여성, 세대에선 20세 미만과 20~30대의 성역할 고정관념 동의율이 크게 상승한 점도 특징이다. ‘가족의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는 질문에 20세 미만(7.2%→22.8%)은 3배, 20대(10.4%→22.1%)는 2배 가까이 동의율이 증가했다.
30대에선 ‘가족의 의사결정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는 질문에 동의율이 2020년 4.9%에서 지난해 14.8%로 3배 가량 늘어났다. 같은 질문에 여성의 동의율은 2020년 7.2%에서 2023년 17.6%로 2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20대-여성’처럼 성별-세대 조합의 조사표가 제공되지 않아 해석에는 일부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시기 확대된 경제적 불평등이 성역할 고정관념 강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 다수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었다. 여성들 입장에선 현실적 이유에서 남성의 생계부양자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을 것이라고 했다. 송다영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코로나19 시기 여성의 자녀 독박 양육이 늘고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여성들 또한 많아지면서 보수화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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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에서 성평등은 말하기 어려워지고 여성혐오 발언은 자유로워진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송 교수는 윤 정부 들어 ‘여가부 폐지’나 ‘성평등 이슈를 말하지 말라’고 하는 압박이 시민들에게 성평등과 관련해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주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회학자 오찬호 박사는 질문 의도를 파악한 답변자들이 한국 사회에 확산된 반페미니즘 정서를 투영했을 수 있다고 했다.
여성혐오 정서의 확산이 기존 체제에 순응하는 ‘체념’ 정서로 나타났다는 분석으로도 이어졌다. 허 조사관은 과거와 달리 젊은층에서 현실 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이때 개인이 각자 생존 전략을 추구하는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 박사는 페미니즘을 얘기하면 욕만 먹으니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조사결과 이면에 깔린 결혼과 출산의 계급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연구소 대표는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가 대체로 낮기에 여성은 결혼시 남성의 경제적 조건이 더 나은지 고려하기도 한다며 이는 경제적 불평등의 반영이라고 했다. 실제 저소득층의 성역할 고정관념 인식은 더 가파르게 강화됐다. 가족소득 월 100만~200만원 구간에선 ‘경제적 부양은 주로 남성이 해야 한다’(26.4%→43.2%)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답변이 전 소득구간 평균 증가폭보다 크게 늘었다.
김 대표는 최근 들어 자발적 비혼만 증가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포기하는 이들도 늘어났다며 사회적으로 결혼이 계급화되고, 이에 따라 젠더 불평등이 더 심화되는 흐름도 조사결과에 깔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여가부가 최근 가족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성역할 의식을 묻고 답한 문항은 밝히지 않아 통계를 ‘취사 선택’해 공개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가족 내 성역할 인식이 퇴보한 현상을 밝히기 꺼려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아직 분석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지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 김원진 기자 onejin@khan.kr 김나연 기자 nyc@khan.kr
남자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사진)가 최근 5개 대회에서 4승을 거두면서 거둔 상금이 224억원을 넘었다. 마스터스에 이은 특급대회 제패에 시즌 4승, 2년 남짓 동안 초단기 10승 기록도 놀랍지만 그가 최근 벌어들인 돈은 상상을 초월한다.
셰플러는 22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 아일랜드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파71)에서 열린 RBC 헤리티지(총상금 2000만달러) 잔여경기 3개 홀에서 보기 1개를 범했으나 최종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치고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기록, 2위 사히스 티갈라(미국)를 3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여기에 지난주 마스터스 우승 축하인사를 받으러 온 게 아니다. 우승이라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왔다고 밝힌 셰플러는 이번 우승으로 마스터스 그린 재킷에 이어 RBC 헤리티지의 붉은색 체크무니 재킷과 함께 상금 360만달러(약 49억6000만원)를 챙겼다.
셰플러는 지난달 시그니처 대회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새 퍼터를 들고나와 시즌 첫 우승을 한 이후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준우승 뒤 마스터스와 이 대회를 석권했다. 이 기간에 번 우승상금은 400만달러, 450만달러, 55만3735달러와 두 차례 360만달러로 1625만3735달러(약 224억원)에 달한다.
천하무적이 된 셰플러는 이 기간에만 PGA 투어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역대 총상금 145위에 오를 수 있는 거액을 벌었다. 데뷔 후 총상금은 6125만8464달러(약 845억원)로 지난주(10위)보다 2계단 뛴 8위에 올랐다. 그 앞에는 이제 1위 타이거 우즈(1억2099만9166달러)를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짐 퓨릭(미국), 비제이 싱(피지), 애덤 스콧(호주),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조던 스피스(미국)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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