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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1990원 대파, 30분 만에 매진…대형마트 ‘오픈런’ 서민들의 ‘웃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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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밥상물가 고공행진에 대형마트마다 초특가 한정판매 농산물을 찾는 ‘오픈런’(영업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주말 ‘착한 가격 사과’를 서울시내 14개 점포에서 판매해 개점 10분 만에 매진 사태를 맞았다. 롯데마트는 3000상자(7.5t)를 준비해 매장별로 100~400상자씩 선보였다. 초특가 사과는 상자(2.5㎏)당 9990원으로 평균 소매가격보다 60% 이상 저렴했다. 이 사과를 사려고 개장 2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줄을 서는 고객까지 나타났을 정도다.
홈플러스는 지난 1~2일 모든 점포에서 신안 대파를 한 단에 1990원씩, 하루 7000단을 내놓았더니 이틀 연속 30분 만에 동이 났다. 이마트 산본점은 지난 16~17일 태국산 망고를 4개 1만원에 하루 1200개씩 한정 수량으로 내놓자 영업 시작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섰고, 1시간30분 만에 완판됐다.
이마트 용산점 등에서는 지난 15~21일 일주일간 국내산 손질 민물장어(600g)를 점포별로 하루 100상자씩 ‘반값’에 선보여 오전에 모두 소진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반값 킹크랩’을 사려는 고객들이 모여 오픈런 현상이 빚어진 적이 있었다며 최근 사과와 대파 등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초저가 한정판매 소식에 고객들이 문을 열기 전부터 한꺼번에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초저가 농산물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물가 안정 지원 정책 때문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1~23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도매법인들과 협업해 사과를 초저가에 내놨다. 이마트는 수입 과일 할당관세에 대량 매입, 자체 할인을 추가해 정상가 대비 40% 이상 저렴한 가격에 망고 행사를 준비했다.
정부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가격이 875원이면 합리적이라는 발언에 소비자 불만이 커지자, 먹거리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덧 세월호 참사 10주기다. 당시의 미안하다고 말하는 ‘어른’들이 그리 곱게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도 ‘어른’이 되어버렸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의 모순들이 응축되어 벌어진 일이었고, 미안하다는 고백은 분명 그런 사회를 만들어낸 것에 대한 간절한 반성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십 년이 되어가는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지금, 우리 공동체는 과연 더 나은 곳에 도착했을까.
단언컨대 한국 사회는 그 마음에 값하지 못했다. 사회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 찾아온 건 적나라한 각자도생과 혐오의 세상이다. 그러나 무에서 유가 나오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는 이 사회가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곳이라는 걸 모두에게 재차 확인해 주었을 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구 사회가 개인주의가 강한 반면 한국 사회는 집단주의가 강하다는 믿음이 상식으로 통했다. 요즘의 한국 사회가 개인주의화되었다는 진단도 그런 상식에 기반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어떤 의미에서 아주 ‘개인주의적인’ 사회였다. 공동체를 위한 헌신보다 나만 잘 살면 된다는 믿음이 더 설득력을 가졌다. 공동체를 말하던 사람들은 자주 졌고 억울하게 죽기도 했지만, ‘나만’을 말하는 사람들은 출세해 힘을 갖고 자주 이겼다. 그런 세상이니까,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도 ‘공동체’를 의식하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이 공동체에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가늠해보는 감각이 결여되어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크든 작든 책임을 지닌 이들 누구도 공동체를 염두에 두지 않았기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그런 사회를 만든 것에 자신도 책임이 있음을 알기에 미안하다 토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동시에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제아무리 무책임한 각자도생의 사회라 해도 누군가는 공동체에 헌신하며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고자 한다는 것을. 한국 사회에서 존경받았던 정치지도자들은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내어놓기를 마다하지 않은 이들이었다. 김대중, 노무현, 노회찬 같은 이들이 그 목록에 속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 한국 사회가 더 나빠졌다는 증거 중 하나는 우리 사회에 존경할 만한 정치인들이 드물어졌다는 것이다. ‘운동권 청산’이라는 구호, 정권과 의료계의 극단적 대립 어디에도 우리 공동체를 염두에 둔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려는 정치인들을 솎아내고 자기 사람만 남기는 공천, ‘윤석열 심판’만을 되풀이하는 구호에도 공동체에 대한 고려는 전무하다. 거대 정당을 비판하면서 혐오와 차별에서 지지 세력을 찾는 세력 역시 공동체를 위한 정치와 거리가 멀다.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책임이 사라진 자리에 상대방에 대한 증오와 정치공학으로 무장한 출세주의자들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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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들을 공동체의 대표자로 뽑은 건 우리들이니, 분명 우리들 각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존경할 만한 정치인을 알아보는 능력을 상실한 채 출세와 자리 지키기를 공동체보다 우선하는 정치인에게 표를 던지고, 그들이 내뱉는 증오와 비난의 언어에 동참한 온 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 민주시민이다.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 골목에서 유가족이 내일을 위해 투표합시다 당부하는 대자보를 쓰도록 만든 것도 우리다. 대자보는 우리를 향한 당부가 아니라 책임의 추궁으로 읽혀야 한다.
잘 찾아본다면, 한국 사회가 존경했던 정치지도자처럼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지금도 없지 않다. 차별과 혐오에 편승하거나 침묵하는 대신,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자신의 소명으로 삼는 정치인도 있다. 각자도생과 자력갱생을 넘어, 먼저 손을 내밀며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정치의 의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그런 고귀한 동료시민을 알아볼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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