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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관리 가능하다지만···부동산PF 연체율 상승에 금융불안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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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잔액과 연체율이 꺾이지 않고 계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해 현재 상황이 양호하고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 집계치에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PF 연체는 빠져있다. 부동산 매수심리도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당분간 부동산PF발 금융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5조6000억원으로 9월 말 대비 1조4000억원 늘었다. PF 대출 연체율도 2.7%로 9월(2.42%) 대비 0.28%포인트 올랐다. 연체율은 부동산 활황기였던 2021년 말 0.37%로 낮은 수준에 머물다 고금리,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한 2022년 말 1.19%로 오른 뒤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업권별로 보면, PF대출 연체율은 상호금융(-1.06%포인트), 증권(-0.11%포인트), 보험(-0.09%포인트)은 하락했지만 저축은행과 여신전문, 은행에서 연체가 쌓이며 전체 연체 규모를 끌어올렸다.
증권사는 PF대출 연체율이 13.73%에 달해 모든 업권 중 가장 높다. 다만 9월과 비교해서는 연체율이 0.11%포인트 하락하며 한풀 수그러든 모양새다. 은행은 연체율 0.35% 수준으로 직전 조사(0.01%)보다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소폭 올랐다.
연체율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의 PF대출 연체율은 6.94%로 3개월 새 1.38%포인트 올랐다. 잔액 자체는 9조6000억원으로 은행(46조1000억원), 보험(42조원), 여신전문(25조8000억원) 등에 비해 낮지만, 대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별도 발표한 2023년 저축은행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저축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559억원으로 전년(1조 5622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고금리로 이자손익이 감소(-1조3000억원)한 영향도 있지만, 부동산 PF 대출 관련한 미래 예상 손실을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한 조치가 적자폭을 키웠다. 저축은행은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년 말 대비 0.27%포인트 오른 5.01%, 기업대출도 5.12%포인트 오른 8.02%를 기록했다.
당국은 저축은행이 지난 수년간 높은 이익을 거뒀고, 충담금 규모도 많이 쌓아뒀다며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당국 관계자는 그간 커다란 흑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손실 흡수 능력이 과연 충분하냐고 묻는다면 당국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PF대출 연체 역시 과거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 근거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2013년 때의 PF연체율과 미분양 수치를 든다. 금융위에 따르면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7%였는데 이는 2012년 말 13.62%로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낮다. 전국 미분양 숫자도 2009년 말 16만6000호인 것과 비교해 지난해는 6만2000호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4.35%로 법정 관리기준보다 2배 높아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고 당국은 보고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의 건전성 강화 조치 등으로 금융회사가 PF부실에 대한 충분한 손실 흡수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부동산PF 대출이 전체 PF 대출 규모는 아니다. 금융위는 직접적인 감독권한을 보유한 6개 금융업권의 PF 대출 잔액을 조사해 발표한 것인데 여기에는 새마을금고에서 실행된 PF대출 현황은 들어가지 않는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9월 PF대출이 금융위가 발표한 134조가 아닌 새마을금고 등을 합쳐 총 202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감안할 때 12월 PF 규모도 금융위 발표보다 더 클 가능성이 높다. 건설연은 2009~2010년 금융위기 당시 PF 규모 추정치(100조2000억원)보다 현재 PF대출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도 지적한 바 있다.
PF부실을 일으킨 배경이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는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미분양이 발생한 게 주요 원인이었다. 이번에는 미분양뿐 아니라 고금리로 공사비, 금융비용 등이 일제히 오른만큼 업계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는 게 더 까다롭다. 손실흡수력이 낮은 중소건설사에 부실이 집중된 점도 연쇄적으로 금융 불안을 일으킬 소지가 큰 부분이다. 시장 상황도 낙관적으로 보기 힘들다. 여전히 주택가격에 대한 불안 심리가 팽배해 거래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월 2518건보다 43.3% 감소한 1428건(계약일 기준)을 기록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시장의 90%를 장악한 인공지능(AI) 칩 세계의 지배자다. 사반세기 전 엔비디아가 내놓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빠른 데이터 처리로 생성형 AI에 필수적이 되면서다.
엔비디아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새 AI 칩을 공개했다. 이름은 ‘블랙웰’이다. 2080억개 트랜지스터를 탑재해 전작 호퍼(800억개)보다 연산속도가 2.5배 빨라졌다.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시스템을 구성하면, AI 학습·추론에 최대 30배 성능까지 낼 수 있다고 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새 칩을 들어보이며 모든 산업에서 AI의 가능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했다. ‘괴물 AI칩’이란 탄성이 나왔고, 블룸버그는 다음 세대 AI의 열쇠라고 전했다. ‘인간 같은’ 기계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그 일주일 전 CNN은 AI가 인류를 멸종시키는 수준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전했다. 미국 민간업체 글래드스톤AI가 국무부 의뢰로 발표한 보고서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안전을 희생하면서까지 AI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 속 기업 중엔 엔비디아도 포함됐다.
AI로 인한 인류 멸절 위험 경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 AI 기업 경영진과 과학자 등 350여명은 AI로 인한 멸종 위험을 완화하는 것은 전염병·핵전쟁 위험 등과 함께 세계에서 우선순위로 다뤄져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지난해 11월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의 오픈AI 최고경영자 퇴출 소동은 두머(파멸론자)·부머(개발론자) 대결의 상징적 장면이었다.
이처럼 새 ‘괴물 AI칩’에 대한 경탄 속엔 인류의 두려움도 함께 어른거린다. 인간 같은 기계의 파괴적 영향력을 명확히 가늠할 수 없기에 언제든 인류 멸절의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럼에도 괴물을 향한 인류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혁신’이라 이름하에, 내가 하지 않으면 경쟁자가 할 거라는 존망의 불안이다. 자본의 탐욕과 안보 불안이 결합한 인간의 경쟁심이 괴물을 풀어놓을 것이다. 그 경우 엔비디아의 ‘괴물 AI칩’은 인류가 현명하게 AI를 개발하고 통제하는 데 실패할 것이란 ‘예언적 상징’이 될 수 있다. 결국 인류의 가장 큰 위험은 늘 그렇듯 인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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