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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직원 출산·육아 돕는 기업, 서울시 사업 계약 때 가산점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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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직원들의 출산·육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기업은 앞으로 서울시 민간위탁이나 용역 등 입찰 선정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육아 친화 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도 만든다.
서울시는 민간 기업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춘 근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인센티브를 도입한다고 28일 밝혔다.
민간위탁수탁자와 지방보조사업자 선정, 일반용역 입찰 등 서울시 사업에 참여할 때 관련 제도를 시행 중인 곳은 가산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육아 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회사 내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사직서를 쓰는 것이 현실이라며 단축 근무를 사용할 수 없거나 승진 불이익이 우려돼 임신을 미루는 직원도 많아 공공 분야 인센티브로 육아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민간수탁기관을 선정할 때 육아친화 조직문화 제도 및 운영현황(3점) 평가 항목을 추가하고, 사업 수행 이후 종합성과평가 항목에도 육아친화 조직문화 노력(3점)을 추가한다.
5월부터는 지방보조사업자를 선정할 때 서울시가 정한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가칭)과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기업’에 3점의 가산점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부여할 예정이다.
육아휴직은 조직 규모에 따라 평가 방식을 차별화한다. 10인 미만 법인(단체)은 출산·육아 제도의 실질적 운영 여부를, 10인 이상은 육아휴직이나 유연근무 활용률을 기준으로 하는 식이다.
일반용역 적격 심사 때는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오는 6월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기업(가칭)’에 2점의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육아친화 선도기업 평가지표도 개발한다. 육아휴직이나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 이용률 등으로 항목을 구성할 방침이다. 특히 아빠의 육아 참여를 위해 성별 구분 없이 8세 이하 자녀를 둔 재직자를 대상으로 비율을 산정하고, 회사 규모와 상황에 맞는 보안지표를 마련한다.
대체 인력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는 소규모 기업이나 육아대상자가 없는 기업은 배우자 출산휴가·유연근무제도·가족돌봄휴가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항목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김종수 서울시 정책기획관은 중소기업 구성원들은 현실적으로 육아지원제도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대정책을 통해 육아 친화적인 기업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유도하고, 열심히 참여한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말했다.
4·10 총선을 열흘 앞둔 31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사진)의 ‘편법 대출 의혹’이 민주당의 최대 악재로 떠올랐다. 당 지도부는 후보가 대응할 문제라며 무대응 방침을 밝혔으나, 당내에선 부동산 문제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양 후보를 사기대출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강민석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양 후보와 관련해 왜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냐’는 질문에 입장을 안 내는 것이 아니라 개별 후보가 대응할 문제는 개별 후보가 대응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같은 경우에도 그렇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인천 계양구 유세에서 물론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도 침소봉대해서 전혀 다른 잣대로 일방적으로 몰매를 때리고 권력을 행사해서 억압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똑같은 조건, 수준으로 봤을 때 훨씬 더 심한 저쪽 후보들은 언급도 하지 않는다며 결과는 우리 국민의 엄정한 심판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무대응 전략을 택한 것은 당 차원에서 공식 대응에 나서면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파장을 고민하는 것이다. 정리한다고 국민의힘이 가만히 있겠나. 오히려 더 공세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 후보 사례가 허위 재산신고로 세종갑 공천이 취소된 이영선 변호사 건과는 차이가 있다는 판단 기류도 읽힌다. 당 관계자는 이 후보는 명백한 부동산 투기 고의성이 보였지만, 양 후보는 집이 여러 채도 아니지 않냐면서 양 후보 스스로가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논란을 매듭짓는 게 올바른 순서라고 말했다.
앞서 양 후보는 2020년 8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137㎡(약 41평) 아파트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매수금 31억2000만원 중 11억원을 대학생인 딸 명의의 대출로 충당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양 후보는 편법적 소지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면서도 불법은 없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던 딸 명의로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것에 대해선 새마을금고 측의 제안이었으며 업계의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은 양 후보 편법 대출을 연일 공격하며 ‘야당심판론’을 부각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광주 태재고개 사거리 지원유세에서 양문석씨를 ‘사기대출’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영환 새로운미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지금 당장 양문석 등 후보의 공직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도리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한 한 의원은 부동산 문제는 민주당의 역린이라며 ‘양문석 때문에 수도권 10석 날아간다’는 말까지 나온다. 공천 때부터 막말로 시끄러웠지 않나. 당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후보라고 비판했다. 다른 의원은 저런 사람과 어떻게 의정활동을 같이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양 후보 의혹이) 보수가 결집할 명분은 충분히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달려간 마트엔 주말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카트에 쇼핑 품목을 모두 담았다면 이제부터는 눈치싸움 시작.
여기가 빠를까, 아니, 저기가 낫겠다. 요리조리 카트가 꼬리를 물고 선 일반계산대를 지나 셀프계산대로 시선을 돌렸다.
역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당신은 어디로 가겠는가.
■비대면 바람 타고 날개 단 셀프계산대
계산대 풍경이 바뀌고 있다. 물건을 산 사람이 스스로 상품 바코드를 찍고 지불수단 선택과 결제까지 완료하는 이른바 ‘셀프계산대’가 확대되며 소비자들은 쇼핑에 이어 계산 업무까지 수행 중이다.
우리나라 대형마트에 셀프계산대가 처음 도입된 건 2000년대 초반. 2005년 홈플러스가 영등포점에 첫선을 보였으니 20년 가까이 됐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이 2016년 점원과 계산대가 없는 무인 식료품점 ‘아마존Go’를 내놓은 이후 국내에도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매장’ 등의 수식어를 단 무인결제 편의점이 등장했지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소량 품목 계산대’로 여겨지던 셀프계산대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인스타 팔로워 늘리기 거치며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간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들고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셀프결제 무인정보단말기(키오스크) 도입에 소극적이던 유통업계는 높아진 비대면 서비스 수요와 인건비 상승의 대응 방안으로 셀프계산대 확대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2020년 50개 점포에서 운영하던 580여대 셀프계산대를 110개 매장에 1100여대로 늘렸다. 이마트는 150개 매장에 1400여대, 홈플러스는 90여개 매장에서 50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2020년 셀프계산대 결제를 시작한 다이소는 현재 대다수 점포에서 유인계산대 1대를 남겨두고 셀프계산대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와 자라 등 패스트패션(SPA) 브랜드들도 2022년 국내 매장에 잇달아 셀프계산대를 설치했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의류매장은 무인계산대 도입이 더딘 편이었지만 표준화된 제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SPA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무인시스템 적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이다. 소비자가 직접 주유하는 ‘셀프주유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주유소의 절반을 넘어섰다. 셀프주유소는 2023년 10월 기준 국내 주유소 1만865곳 가운데 5606개로 52%를 차지했다.
■셀프계산대, 빠른 거 맞아?
기다리지 않고 빠르게, 비대면으로 고객의 프라이버시 보호까지. 셀프계산대는 소비자에게 더 편리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셀프계산대가 늘어나며 불만을 토로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40대 직장인 강수민씨(가명)는 마트 셀프계산대 사용 불편을 하소연했다. 바코드를 잘못 찍거나 입력을 빠뜨리면 처음부터 똑같은 절차를 다시 반복해야 해요. 요즘엔 유인계산대가 줄어들고 셀프계산대로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아요.
인터넷에 ‘셀프계산대’를 검색하면 강씨와 같은 불편을 겪었다는 경험담이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주류를 구매할 때나 봉투 대용으로 종량제 봉투를 선택할 때 직원을 불러야 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손님들은 바코드를 찍고 있고, 직원은 옆에서 지켜보는 셀프계산대 풍경을 보고 이게 맞는 건가, 문득 ‘현타’가 왔다고 전하는 이도 있다.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대파 등 식재료를 사러 나온 30대 쇼핑객은 오류가 나거나 쿠폰 적용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며 젊은 사람에게도 쉽지 않은데 어르신들은 더 사용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마트 셀프계산은 왜 할인이 없나요
‘셀프계산대’가 아니라 ‘무료노동계산대’로 불러야 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소비자가 직원의 업무를 공짜로 대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숙련된 마트 직원의 유급 노동을 소비자가 무급 노동으로 대신하는 셈이니 기업이 인건비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만큼 물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셀프주유소는 손님이 직접 주유하는 대신 일반 주유소보다 싸게 기름을 제공하지 않는가.
이에 유통업체들은 셀프계산 할인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업태 특성상 셀프계산에 도움이 필요한 고객이 많고 주류 신분증 검사 등을 위해 상주 인력을 투입하다 보니 비용 면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는 것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은 과도기적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고객들의 셀프계산대 사용이 안정화되고 비용 절감 효과가 숫자로 나타나면 할인이나 혜택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셀프계산대 확대를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매장의 자구책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유통과의 가격경쟁에서 더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비용 절감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셀프계산대는 제품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무인화를 통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비용 절감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보기술의 발달로 판매서비스와 판매원, 나아가 판매업의 정체성이 재정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기존 계산원의 역할이 소비자의 셀프계산을 도와주고 교육하는 에듀케이터로 확장된 셈이라며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며 유인계산대 앞에 줄을 서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말했다.
■전화 통화도 무서운데, 셀프계산이 더 편해요
셀프계산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추세가 일상에 자리 잡으며 셀프계산대와 키오스크 등 비대면 거래 선호도는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22년 11월 발표한 ‘키오스크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대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57.6%)이 직원을 통해 직접 주문하는 대면 거래보다 키오스크를 이용한 비대면 거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연령이 낮을수록 두드러졌다. 20대는 비대면 선호도가 75%에 달했고, 30~40대는 60%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50대와 60대의 비대면 선호도는 각각 53%, 38%였다. 20대는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이유로 ‘직원을 직접 만나지 않고 구매 가능해서’ ‘직원 눈치를 보지 않고 원하는 구성대로 구매할 수 있어서’ 등을 꼽았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과 메신저를 익숙하게 사용해온 젊은 세대에게 무인계산대는 낯선 기기가 아니다. 대학생 신은철씨(21)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식당에서 유인계산대가 비어 있어도 키오스크를 이용한다. 신씨는 다른 사람에게 요구사항을 말하는 것보다 기계를 통해서 하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소통의 불편함보다 단절의 편안함을 택하는 이들도 셀프계산대를 반긴다. 홍보대행사에 다니는 6년 차 직장인 박희연씨(31)도 그중 한 명이다. 업무상 사람을 대하는 일이 많다 보니 일을 안 할 땐 되도록 사람과 마주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에 비해 새로운 사람을 대하는 것에 불안과 낯가림을 느끼는 경향이 크다며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를 겪을 정도로 대화나 대면이 불편한 젊은 세대는 무인시스템에 더 편안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대한 확신과 책임감이 강해지고 있는 점도 반영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반대로 기성세대가 느끼는 불편은 클 수밖에 없다. 기계와 사용자인터페이스(UI) 조작에 익숙한 젊은 세대와 달리 오랜 시간 기계가 아닌 사람과 소통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임 교수는 기성세대는 세상의 변화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편, 사람이 아닌 기계와 소통해야 하는 불안감, 떠밀리고 뒤처지는 느낌, 정서적 단절감을 크게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셀프서비스의 다른 이름, ‘그림자 노동’
돈을 지불한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얻는 과정에서 노동을 수행하는 ‘셀프서비스’는 이미 우리 일상에 다양하게 침투해 있다. 은행 업무는 현금자동인출기(ATM)로 처리하고 민원서류는 키오스크로 발급받는다. 영화 티켓은 스마트폰으로 직접 구매하고 비행기를 타기 전 수화물을 부치는 등 탑승 절차도 이제 고객 몫이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는 이같이 ‘일은 했지만 보수가 없는 무급 활동’을 ‘그림자 노동’이라고 했다. 식당에서 터치스크린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것,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숍에서 음식과 커피를 받아 오고 치우는 것, 식료품점에서 본인이 직접 채소나 과일을 비닐봉지에 담고 무게를 달아 가격표를 붙이는 것 모두가 전에는 없었던 그림자 노동 사례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을 쓴 저널리스트 크레이그 램버트는 돈도 받지 않고 일해주는 고객에게 일을 넘겨줌으로써 그 많은 인건비를 줄일 기회를 거부하는 자본가는 없을 것이라며 그림자 노동의 확산을 문제라고 여기기보다 기회라고 생각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한다. 자본가들은 인건비 감축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그로 인한 무인화는 막을 수 없는 미래이니 적응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남이 해주길 기다리기 전에 스스로 하는 게 속 편한 한국인의 ‘성질’과 부지런함도 ‘셀프’에 적응력을 높였다. 식당에서 물은 셀프예요라는 말에 용수철 튕기듯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임명호 교수는 한국 사람들이 셀프서비스를 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집단의식’도 작용한다고 짚었다. 집단의식이 강한 한국인의 특성상 남들이 하면 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불편을 느껴도 될 수 있으면 불만을 드러내거나 의견을 표출하지 않죠. 저항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도 있고요. 의식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심리적인 불편함은 조금씩 쌓이고 있어요.
■다시 직원 찾는 해외 마트들, 우리의 미래는?
우리보다 먼저 셀프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떨까. 1980년대부터 셀프계산대를 운영한 미국과 영국의 일부 소매업체들은 최근 셀프계산대를 없애고 직원을 재고용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셀프계산대가 매장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고객이 스스로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손실이 인건비 절감 효과를 상쇄한다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미국 생활용품 할인업체 ‘달러 제너럴’은 최근 300개 매장에서 셀프계산대를 완전 철거하고, 9000개 매장에서 셀프계산대 일부 또는 전체를 유인계산대로 전환했다. 달러 제너럴은 미국에서 셀프계산대를 공격적으로 확장한 업체 중 하나다. 셀프시스템 적용 후 도난, 제품 손상, 관리 오류 등 각종 사고 발생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제품의 무게를 인식하는 셀프계산대 시스템을 이용해 바나나를 입력하고 무게가 비슷한 스테이크를 가져가는 식의 일명 ‘바나나 트릭’은 잘 알려진 절도 수법이다.
영국 슈퍼마켓 ‘부스’는 고객 불만 증가로 28개 점포 중 2개를 제외한 모든 점포에서 셀프계산대를 철거하기로 했고, 월마트는 올 초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일부 점포에서 셀프계산대를 완전히 없앴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 웨그먼스는 지난해 9월 셀프계산 앱인 스캔 앱 운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실수든 고의든 바코드를 스캔하지 않은 고객들로 인해 손실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월마트는 2018년 100여개 매장에 스캔 앱을 도입한 후 4개월 만에 이를 중단한 바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 연구진이 미국과 영국 등 유럽의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셀프계산대를 사용하는 회사의 손실률은 4%로 업계 평균의 2배 이상으로 집계됐다.
법적으로 셀프계산대 수를 제한하려는 시도도 보인다. 지난해 미국 로드아일랜드주에서는 한 매장에서 8대 이상의 셀프계산대 운영을 제한하고 10개 이상 품목을 셀프계산한 고객에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고객이 계산원 업무를 맡게 된다면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아야 공평하다는 것이 법안을 발의한 메건 코터 의원의 주장이다. 좀도둑과 신용카드 도난, 고객 개인정보 해킹 위험 증가도 법안 발의의 배경이 됐다.
유럽에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이색 계산대가 등장했다. 7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네덜란드 슈퍼마켓 체인 ‘점보’는 2019년 고객이 서두르지 않고 직원과 대화를 나누며 계산할 수 있는 ‘수다계산대(Kletskassa)’를 마련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지원하는 이 수다계산대는 노인 인구의 소통과 외부 활동을 활성화하고 외로움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제 막 셀프계산대 확장 단계로 진입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마트들이 좀도둑들로 골치를 썩일까? 대화가 그리운 고객을 위한 전용 계산대가 생길까? 한 가지 분명한 건 고객들의 그림자 노동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거다.
서용구 교수는 무인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언젠가 로봇과 AI가 판매원 자리를 대체할 때까지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노년층과 장애인, 디지털 약자들의 소외가 심화되지 않도록 서비스와 제도적 측면에서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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