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알코올 맥주’ 이달부터 식당 판매…주류업계 ‘진검 승부’

주류업계 양대산맥인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가 연간 최대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자리잡은 데다, 이달부터 무알코올 맥주를 전국 음식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된 만큼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편의점·마트에서만 취급하던 무알코올 맥주가 이달부터는 식당·유흥주점에서도 판매된다.
기존에는 종합 주류 도매업자의 경우 도수가 1% 이상인 주류만 취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도수가 1% 미만이거나 아예 없는 비알코올·무알코올 음료를 전국 일반음식점 등에서도 내놓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맥주업계 1·2위를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와 카스는 팔을 걷어붙였다.
하이트진로는 무알코올 맥주 최강자임을 내세우며 자신 있다는 분위기다. 2012년 국내 최초로 내놓은 인스타 좋아요 구매 ‘알코올, 칼로리, 당류’ 제로인 ‘하이트제로 0.00’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아이큐코리아(NIQ) 집계 결과, 하이트제로 0.00은 지난해 1~7월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시장(전국 식품 소매점 기준)에서 판매량 기준 점유율 32.1%, 판매액 기준 점유율 28.0%로 브랜드 1위를 기록했다.
하이트제로 0.00은 맥주 특유의 탄산감을 만끽할 수 있으면서 설탕은 물론 감미료 등도 일절 포함하지 않아 건강한 ‘0’ 칼로리 탄산음료로 호평받고 있다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에 이어 켈리가 맥주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만큼 무알코올 선두주자인 하이트제로 0.00에 관심이 크다며 용량, 용기, 맛 확장 등 무알코올 최강자를 고수하기 위한 여러 가지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카스 브랜드를 앞세워 무알코올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최근 ‘카스 0.0’ 330㎖를 전국 음식점을 겨냥해 병 제품으로 내놓는 등 하이트를 따라잡기 위해 본격 나섰다.
특히 다음달 열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카스 0.0이 공식 파트너로 나서는 만큼 올림픽 마케팅으로 기세를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2020년 10월 출시된 카스 0.0은 일반 맥주와 같은 원료를 사용하고 동일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치지만, 마지막 여과 단계에서 알코올만 추출해내 맥주 맛을 제대로 살린 게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는 0.05% 미만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 0.0은 논알코올 음료 가정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한때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며 음식점에서 콜라·사이다처럼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병 제품을 올림픽 에디션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두 업체의 기싸움은 벌써 편의점에서 감지된다. GS25와 CU는 6월 한 달간 정상가 1800~2000원인 무알코올 하이트와 카스 맥주를 ‘3캔=3000원’에 파격세일 판매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올여름은 홈술·혼술과 헬시플레저 열풍까지 등에 업고 무알코올 맥주 최강자를 가리는 레이스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알코올·비알코올 맥주시장은 2014년 81억원에서 2021년에는 200억원으로 커졌고, 올해는 600억원, 내년에는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